Oct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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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후기] 골드만삭스 Equity Research - 9편-11편 몰아보기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전혀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 The Modellers에서 면접준비 수업을 급하게 신청하시는 분들의 99%가 너무나도 이해가는 이유다. 나 또한 이번에도 그냥 레쥬메나 한번 던져본 상황이였지만, 면접을 보자고 전화가 왔다. 그것도 당장 내일 보자는 전화. 나의 전략은, Technical Interview는 깨끗하게 포기하고, Behavioral/Fit Interview에 몰빵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냥 쪽팔리지만 않게 하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합격했다. 정말 나는 영어를 원어민급으로 잘하지도, 면접을 잘보지도 않았기에 그 당시에도 미스테리였고, 지금 생각해도 미스테리다. 그냥 운좋게 다른 사람들이 괜찮은 사람이 없었나보다. 만약,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수강생으로 온다면... (너는 진짜 좀 많이 혼나야할꺼같아... AICPA 한거 맞아? CFA 한거 맞아?) 진짜 상상이상으로 심각하게 준비를 하지 못하고, Investment Banking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다.
면접날로 되돌아가보자면, 면접시간부터가 정상이 아니였다. 오후10시에 면접이 시작되어서, 집에왔을 때의 시간은 1시. 이때 눈치를 챘어야했는데... 암튼. 모든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되었고, 총 4명과 1:1면접이 진행되었다. 4명 모두 애널리스트 직급으로, 직접적으로 나와 함께 일할 사람들이었다. (나와 함께 인턴을 했던 다른 친구는 5명 면접에, 한명은 한 단계 높은 Associate 직급과 했다고 한다). 압박면접은 아니였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면접 내용에서 Fit Interview는, 거의 안나왔다. 자기소개 외에는 그냥 바로 Technical Interview가 이어졌고, 기억나는 일부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 SOTP Valuation은 어떻게 하는건가?
- Valuation 기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 Enterprise Value에서 왜 Cash를 빼주는가? (돈 많은 김태희가 더 가치가 낮은가?)
- 감가상각이 $100만큼 올랐을 때 FS에의 영향?
- 감가상각을 DART에서 찾아야한다면 어디서 찾을 것인가? 총 3곳을 말해봐라.
- 제약/바이오 회사는 어떤 Valuation 기법을 사용해야하는가?
- WACC은 어떻게 구하는가?
- 최근 관심있게 본 M&A는 무엇이 있는가?
지금 돌아보면 기본중의 기본. 진짜 지금 맘먹고 학생들한테 가르치면 8시간이면 다 가르치고도 남는 내용들이였지만... 그 당시 나는 너무나도 준비가 안되어 있어서, 방어하기 급급했던 면접. 특히 "김태희"문제에서는 식은땀을 흘렸던 것 같다. 사실 Enterprise Value가 정확히 뭔지는 얼마전에 깨달았다 ㅎㅎ....
나는 당연히 면접에서 탈락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끝까지 정신적으로 버티고 경험한 것을 스스로 대견해하며, 택시타고 집에가서 치킨을 두 마리 시켜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고 나는 다음날부터 다시 취업게시판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1주일이나 지났을까, 뜬금포로 3일 뒤부터 출근할 수 있냐는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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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Equity Research - 10편 Credit Suisse IBD 인턴후기
소문은 들었지만, 생각보다도 너무 무시무시했던 6개월. 단연코 내 인생을 통틀어서 재수, 군대, 자격증시험, 이별... 등등을 모두 합쳐서 가장 힘든 기간이였다. 어떤 면에서 힘들었는지에 대해서만 한번 썰을 풀어보겠다. (주 52시간이 시행되고 난 이후의 그곳은 조금 달라졌다고 들었다)
워라벨에 대해서만도 하루종일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출근시간은 10시, 평균 퇴근시간 새벽 4시. 4시에 퇴근하면 우리는 칼퇴를 했다고 하면서 기뻐했었다. 금요일은 조금 일찍퇴근시켜줘서 저녁 10시, 토요일/일요일도 출근은 이어졌다 (오후출근). 문제는, 새벽4시가 아니라, 새벽 6시 7시에 퇴근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했고, 노량진이 집이였던 나는, 그럴 때면 찜질방에서 잠자는 일이 많았다.
업무강도 또한 보통은 아니였다. 그냥 하루종일 일이 이어지는 느낌이였고, 잠시 쉬기 위해서 자리를 비우면, 핸드폰으로 전화가 오거나, 이메일이 날라오기 일수였다. 물론, 나는 밥은 잘 챙겨먹자는 주의여서 점심시간만큼은 정말 열심히 지키려고 노력했다. 저녁시간은 식사대신에 찜질방에가서 30분이라도 잠을 청하는 날들이 많았고 말이다.
처음 3일은 정말 우울했다. 이미 20대 후반이였던 나는, 이런식으로 과연 내 20대 중 6개월을 순삭시키는게 맞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상당수의 그 포지션 인턴들이 처음 1주일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는 케이스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나 정신력싸움이였다. 특히 나와 함께 인턴생활을 한 친구가 정말 나에게는 큰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것 같다. (그 친구는 역시나 지금 훌륭한 뱅커가 되어있다)
또 다른 정신적 고통은, 바로 이 회사의 선배들 또한 다들 이 인턴생활을 거친 사람들이었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이 생활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 느낌... 열심히 하는 것 같지만 이에 대해서는 인정을 못받는 느낌이 너무 슬펐다.
더욱 더 큰 문제는, 수면부족으로 인한 잦은 실수. 정말 숫자가 생명인 이 업에서, 수면부족은 끝없는 실수로 이어졌고, 나는 특히나 당시에는 더더욱 Technical Skill / 분석 skillset이 부족했기 때문에 더욱 많은 실수를 했던 것 같다. 그러면 자연스레, 나에 대한 reputation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런 부분들이 참 스트레스의 연속이였던 것 같다.
난 오히려 신체적으로는 괜찮았던 것 같다. 3시간씩 자는 생활이,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괜찮을수도 있다는 자신감은 얻은 것 같다. 지금까지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서 힘을 내게 되니까 말이다. 심지어 나는 금요일밤에는 거의 술을 마셨고, 일요일아침에는 6개월 내내 꾸준히 조기축구에 나가서 열심히 운동까지 하였다. (지금생각하면 미친짓이지만... 20대 후반에는 젊었으니까....)
인턴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스토리는 다음 기회에 적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렇게 고생을 한 인턴이 결국에는 골드만삭스 정규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이 되었고, 금융권에서 살아남을 다양한 skillset들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정신력 등등 많은 것을 배운 기회가 되었다. 지금도 열심히 인턴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다. 좀만 더 힘내라고... 진짜 어디서든 소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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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Equity Research - 11편 갑작스럽게 찾아온 면접기회
정신없는 Credit Suisse에서의 6개월이 지나고, 나는 힐링 차원에서 가족들과 약 1주일 가량 대만, 홍콩, 미얀마 등을 여행하는 중이였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유심을 끼우는 것 대신 해외에서 포켓와이파이를 통해서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늦은 오후 뜬금없이 걸려온 전화한통. 골드만삭스 HR팀이라고한다. 리서치팀의 상무님들 중 한분이 나를 추천해주셔서 면접을 볼 의향이 있냐는 전화였다. 그렇다, 예전에 함께 일했던 상무님들 중 나를 좋게봐주신 분께서 나를 추천해주셨던 것. 심지어 다른 회사도 아니고 골드만삭스 +_+. 사실 그때까지만해도, 나는 경험삼아서 면접을 한번정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면접일은 바로 다다음날. 여행 중에 급하게 한국행 표를 앞당겨서 한국에 입국하고, 하루정도 대충 Fit Interview만 준비해서 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거의 면접준비를 20%도 안해갔다. 내 학생들 중 이런상태로 면접가는 친구가 있다면 나는 아마 뒷목잡고 쓰러질꺼다)
그날의 면접은 총 4라운드로 설계되어있었다. 1라운드는 함께 일하게될 애널리스트 상무님, 2라운드는 리서치센터 센터장님, 3라운드는 리서치센터 쥬니어들 중 가장 연차가 높은 RA, 4라운드는 HR부서의 상무님과 보게 되었다.
1라운드와 4라운드는 거의 Fit Interview 위주로 진행이 되었다. 왜 하고 싶은지, 장점이 뭐가 있는지, 직전 인턴생활 때는 무엇을 했는지, AICPA와 CFA는 왜 공부했는지, 왜 일본에서 공부했고, 중국에서 공부했는지 등등, 질문들이 이어졌다. 2라운드의 경우에는 거의 다 Fit Interview 위주였지만, Stock Pitch를 간단하게 하나 요구하셨고, 3라운드의 경우에는 철저하게 Technical Interview 위주로 진행되었다.
여기서 문제는, 3라운드였다. 워낙 준비가 덜 되어있던 탓에, 버벅거리고 challenge에 대해서도 잘 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 공식들도 다 까먹어서, 오히려 인턴면접 볼때보다도 더 실망스러운 면접을 보게 되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Free Cash Flow to Firm의 공식을 물어봤는데, 마지막 Component들이 생각이 안나서 식은땀이 흘렀었다. 너무나도 간단한 질문들이였고, 사실 공식을 외운게 아니라 이해하고 있었더라면 어떻게든 대답을 했을텐데, 나의 약점이 철저하게 드러나버린 면접이였다.
어찌 되었든, 오전에 시작한 면접은, 중간에 점심시간도 가지고 모두 끝났을 때는 오후 4시가 되어있었따. 중간에 뜨는 시간들이 있었지만 말이다. 면접을 정말 잘 못본 느낌이였지만, 어쨌든 나는 후련한 마음으로, KFC치킨을 사서 노량진자취방으로 돌아갔던 기억이 난다. 결과는...? 다음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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